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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정말 물고기가 컸을까?


아래의 글은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의 어류학자 로버트 벵케(Robert Behnke) 교수의 글이며, 원문의 제목은 "Were Fish Really Bigger In The Old Days?"이다. 이 글은 원래 미국 트라웃 언리미티드(Trout Unlimited)의 계간지 "Trout"誌 1997년 여름호에 실린 기고문으로서, "Trout"誌에 연재된 벵케 교수의 글을 따로 묶어 [About Trout]이라는 제목의 단행본(Lyons Press 펴냄,2007)으로 나오게 된 책(193~196쪽)에서 옮겨온 것이다.(옮긴이 주)



서기 200년 무렵 아엘리안(Aelian)은 플라이를 만들어 낚시를 했다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 플라이낚시에 관한 최초의 기록인 아엘리안의 글은 그리스 마케도니아지역의 브라운트라웃 낚시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엘리안과 그 시대 낚시꾼들간에도 이미 낚시가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즉 그 시대의 낚시꾼들도 이미 '예전에는 더 큰 송어가 낚였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옛날에는 고기가 컸는데...'라는 이야기는 그 시대부터 현재까지 낚시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말이다.

다행히 낚이는 물고기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는 추세에 관한 자세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어 우리는 역사 속에서 그 구체적인 사례를 짚어볼 수 있다.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는 일은 우리가 어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적어도 낚시꾼들만이라도 어자원 보존의 중요성에 관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여기서 어자원 보존이란 물고기가 대물로 자라나기까지 필요로 하는 주변의 모든 환경요소를 보존하는 건 물론이고, 대물로 자라는데 필요한 유전 형질의 다양한 특성을 보존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옛날에는 고기가 컸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 생겨난 원인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는 원인은 바로 '남획'이다. 남획에 의한 어자원 감소문제는 엄격한 낚시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낚시활동이 점차 늘어나는 곳에서라면 어김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물 송어(trophy size trout)는 대개 6~10년 이상 된 송어이다. 낚시를 많이 하는 곳에서는 연간 75~80%의 송어가 죽게 되며, 이런 상황에서는 송어가 5년 이상 살지 못해 대물 송어가 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남획때문에 물고기가 죽는 비율을 줄이려면 엄격한 낚시규제가 필요하며, 미국 옐로우스톤호수와 옐로우스톤강의 컷스롯 트라웃을 그러한 사례로 들 수 있다.

남획 이외에 큰 고기를 보기 점점 어려워지게 된 또다른 원인은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복잡한 문제이기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다가서야 한다.
남획 이외의 다른 원인은 서식환경 변화를 가리키는데, 서식환경 변화에는 오염,댐 건설 외에도 외래어종 유입, 외래 무척추동물의 침입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원인때문에 과거 대물 송어가 나오던 곳에서 더 이상은 대물이 나오지 않을만큼 생태계가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

전에는 대물이 나오던 곳에서 이제 더 이상 대물이 나오지 않는 현상의 또다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남획이나 서식환경의 변화보다는 불분명한 원인이지만) '유전형질의 변화'이다.
이것은 대물이 많던 곳에 인공방류를 하면서 유전형질 교란현상이 생겨나거나, 인공방류로 인해 유입된 물고기들이 기존의 야생 대물 유전자를 갖고 있던 물고기들을 도태시킴으로써 대물로 자라날 유전형질이 사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유전형질의 변화때문에 대물 송어가 사라지는 현상의 극적인 사례로는 미국 네바다주 피라미드호수의 컷스롯 트라웃(cutthroat trout)을 들 수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자세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피라미드호수의 토착어종인 라혼탄 컷스롯 트라웃(Lahontan cutthroat trout)이 분명히 대물로 자라나는 특별한 유전형질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1925년 미국 네바다주 피라미드호수(Pyramid Lake)에서 잡힌 41파운드짜리 컷스롯 트라웃은 컷스롯 트라웃중 세계 최대어로 꼽힌다. 1938년까지 그곳 컷스롯 트라웃은 보통 20~30파운드를 넘는 엄청난 크기로 이름이 높았다. 그러던 것이 1938년 컷스롯이 산란을 하러 소상하던 때를 기점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
피라미드호수로 흘러드는 트러키강(Truckee River)은 라혼탄 컷스롯 트라웃의 주요산란터였지만, 호수로 흘러드는 강 유입구로부터 30마일 정도 상류에 1938년 농업용수용 댐이 세워지면서 농업용수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게 되자 라혼탄 컷스롯의 산란터가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그 이후 40년 동안 사람들은 전처럼 대물 송어를 낚기 위해 피라미드호수의 라혼탄 컷스롯 트라웃과 동일한 아종의 컷스롯을 피라미드호수에 수 백만 마리 방류했지만, 방류한 라혼탄 컷스롯 트라웃은 1938년 이전에 그 호수에 살던 토착 라혼탄 컷스롯만한 크기로 자라기는 커녕 간신히 그 크기의 절반 정도로만 자랐다.
이 기간동안 피라미드호수에서 송어의 먹이감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피라미드호수에서 라혼탄 컷스롯 트라웃의 주요 먹이감인 첩(chub. 황어목의 작은 물고기-옮긴이 주)은 여전히 아주 많다. 첩(chub)의 개체수는 여전히 1백만 마리 이상의 컷스롯이 충분히 먹고도 남을 정도로 엄청난 양이다.
피라미드호수에 살던 원래의 토착송어는 라혼탄 컷스롯 트라웃이었고, 1938년 산란터 파괴로 사라지고 난 뒤에 그곳에 계속 방류한 어종도 똑같은 라혼탄 컷스롯이지만, 토착어종을 '교체'한 물고기는 더 이상 세계 최대어로 명성이 높던 피라미드호수 원래의 대물 유전자를 갖고 있지 못했기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큰 호수에서는 송어나 연어 집단이 서로 다른 여러 개의 계열로 나뉠 수 있으며, 이들 집단은 제각기 성장률이 다르거나 최대로 자라는 정도가 달라지는 등의 상이한 생태적 특성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스웨덴의 베네른호수(Lake Vanern)에는 과거에 다양한 계열의 브라운트라웃(brown trout)과 육봉형 대서양연어(landlocked salmon)가 살았다. 베네른호수의 브라운트라웃과 연어는 제각각 생태적 특성이 달라 서로 다른 강으로 산란을 하러 소상했다.
그곳에 수력발전용 댐이 생기자 송어와 연어가 산란터를 많이 잃게 되면서 여러 송어,연어의 계열이 사라지게 되었는데, 그중에는 가장 오래 살면서(16~17년) 가장 크게(35파운드 이상) 자라는 브라운 트라웃 집단도 포함된다.
지금은 베네른호수의 클라르강(Klar River)과 굴스팽강(Gullspangs River) 두 군데에 연어가 살고 있다.
클라르강의 연어는 대서양연어의 일반적인 생태 그대로 3년을 강에서, 3년을 호수에서 보낸 뒤 6~7파운드 크기로 자라면 산란을 한다.
굴스팽강의 연어는 산란을 하기 전에 강에서 1년이나 2년을 보내고, 호수에서 4년이나 5년을 지내는데 산란을 할 무렵 암컷은 13~14파운드, 수컷은 18~20파운드 크기까지 자란다.

비슷한 사례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쿠티네이호수(Kootenay Lake)에도 있다. 쿠티네이호수의 레인보우 트라웃 대부분은 '일반적인' 레인보우 트라웃이지만, 한 집단만 독특하다.
그 레인보우 트라웃 집단은 호수의 북쪽 끝에 있는 강에서 산란을 하는데 이 집단은 크기로 유명한 캠루프 레인보우(Kamloops rainbow)중 제라드계열(Gerrard race)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레인보우와 비교했을 때 제라드계열의 레인보우는 좀 더 나이가 들어 산란을 하며, 수명이 더 길고, 주로 코캐니연어(kokanee salmon, 홍연어의 육봉형-옮긴이 주)를 잡아먹는다.

1954년 스택폴(Stackpole) 출판사에서 나온 [The Fisherman's Encyclopedia]에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쥬엘 호수(Jewel Lake)에서 잡힌 52파운드 짜리 레인보우 트라웃 사진이 실려있다.
이 레인보우는 캠루프 레인보우 제라드계열이며, 그 호수에 8~9년 전에 방류된 개체였다. 사진과 함께 실린 설명에 따르면 이 레인보우의 후손들은 미국 아이다호주의 펜드 오레일 호수(Lake Pend Oreille)에서 낚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쿠티네이호수의 제라드계열 캠루프 레인보우를 펜드 오레일 호수에 방류한 것은 1942년의 일로, 펜드 오레일호는 코캐니가 많은 곳이다. 방류 4년 뒤인 1946년에 펜드 오레일호에서 32파운드 크기의 캠루프 레인보우가 낚였으며, 그 이듬해에는 37파운드짜리가 낚였다. 그 다음부터는 더 큰 레인보우가 낚이지 않았으며, 성장속도나 최대크기 모두 줄어드는 추세가 나타났다.

원래 펜드 오레일호에는 코캐니나 레인보우가 없었다. 사람들이 다른 여러 양식장에서 키운 여러 계열의 레인보우 치어를 펜드 오레일호에 오랫동안 방류했는데, 캠루프 제라드 레인보우가 펜드 오레일호에 방류된 시기인 1942년 이전에 이미, 방류된 레인보우가 펜드 오레일호에 완전히 정착한 상태였다.
이들 '일반적인' 레인보우는 펜드 오레일호에서 대물로 자라날 수 없었으며, 대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호수에 많은 코캐니를 주먹이감으로 삼아 크게 자랄 수 있는 캠루프 제라드뿐이었다.
쿠티네이호수에서 펜드 오레일 호수로 옮겨진 캠루프가 산란을 하러 강의 지류로 소상하자 거기서 캠루프 레인보우는 '일반적인' 레인보우와 마주치곤 했다. 산란터에서 캠루프의 유전자가 '일반적인' 레인보우의 유전자와 섞여 잡종화되자 엄청난 대물로 자라게 해주던 캠루프 특유의 유전자는 희석되기 시작했다.

펜드 오레일 호수에서 주요 먹이감인 코캐니연어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대물 송어가 나오기 어렵게 만드는 제약요인이 되었다.
1970년대 말 펜드 오레일 호수에 없던 민물새우(Mysis shrimp)가 방류되어 정착하면서 이들 새우는 동물성 플랑크톤 먹이를 놓고 코캐니와 경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1980년대가 되자 코캐니는 이전에 비해 10% 수준으로 격감하게 되었다.
외래침략종이 도입되면 러시안룰렛게임이 벌어진다.-운에 따라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것이다.


미국 메인주의 경우에는 과거에는 컸지만 이제는 크게 자라지 못하는 물고기의 사례가 둘이나 있다. 세바고호수(Sebago Lake)의 연어와 랭글리호수(Rangeley Lake)의 브룩 트라웃(brook trout)이 그 경우이다.
피라미드호수의 라혼탄 컷스롯과 그 먹이감인 첩(chub)의 관계나 쿠티네이호수에 살던 캠루프와 코캐니의 관계처럼 포식자와 피식자는 오랜 세월동안 독특한 공진화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대물 송어가 나오게 된 것과 비슷하게 랭글리호수의 브룩 트라웃 역시 주요먹이감인 블루백 트라웃(blueback trout, 악틱 챠의 한 계열)과 독특한 포식-피식관계 속에서 진화를 해왔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크기로 자라 이름이 높았다.

19세기에는 랭글리호수의 브룩 트라웃 대부분이 10~12파운드, 때로는 그 이상으로 자라 대물로 명성이 높았다. 그러다가 1975년 대서양연어(육봉형과 강해형 둘 다)가 방류되고, 1891년 빙어가 방류되자 블루백 트라웃이 급감하면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마지막 블루백 트라웃이 목격된 것이 1904년의 일이었다).
빙어는 랭글리호수 토착종인 브룩 트라웃이나 방류된 대서양 연어 모두에게 좋은 먹이감이었지만, 브룩 트라웃은 대서양연어와 먹이경쟁을 벌여야 했다. 그런데 대서양연어가 브룩 트라웃보다 빙어를 더 잘 잡아먹었다(대서양연어는 빙어를 잘 잡아먹도록 이미 오랜 진화과정을 거쳤다).
1900년대 초가 되자 랭글리호수에서 10~12파운드 크기의 대물 브룩 트라웃은 더 이상 보기 어렵게 되었다.

J.V.C 스미스의 책 [Fishes of Massachusetts]는 1833년 출판되었는데, 그 책에는 "세바고 트라웃"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런데 스미스는 "세바고 트라웃"의 엄청난 크기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그 책에서 스미스는 "부연설명이 더 필요 없는 여러 원인때문에 세바고 트라웃의 크기가 작아지고, 개체수 역시 급감했다"고 밝혔다.
뉴잉글랜드지역 물고기에 관한 스미스의 설명은 신뢰도가 떨어지지만, 스미스가 세바고호수 연어의 크기가 점차 줄어드는 원인이라 생각했던 것을 자세히 밝히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기록에 따르면 1833년부터 1900년대 초에 이르는 기간동안 세바고호수 연어의 크기와 개체수는 회복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 다시 크기나 개체수 모두 급감하게 되었다.

1907년 8월 어떤 낚시꾼이 22파운드 크기의 세바고 연어(Sebago Lake salmon)를 낚았는데 그 이후 오랫동안 이 기록은 육봉형 대서양연어 세계 최대어 기록으로 알려졌다.
이와 거의 같은 시기에 W.C.켄달(Kendall, 1935년에 뉴잉글랜드 연어에 관한 글을 썼음)이 세바고호수에서 16파운드짜리 대물 연어를 낚았다. 켄달의 글에 따르면 1908년 세바고호수의 양식장에 31.25~35.5파운드 크기의 대서양연어가 있었다고 한다.

세바고 호수 한쪽에 자리잡고 있던 양식장에서 친어로 쓰기 위해 잡아들이거나 키우던 대서양연어의 최대 크기 관련 기록을 보면 1916~17년의 경우 18파운드, 1928~30년의 경우 8파운드로 뚜렷한 감소추세가 나타난다.
1957년부터 1981년 사이의 기간중에 세바고 연어의 크기와 나이에 관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7년 생 세바고 연어(이 기간중에는 7년 생이 가장 컸다)의 최대크기는 15.75~23.5파운드였다(매년 빙어의 증감주기나 다른 먹이감의 증감주기때문에 매년 최대어 크기가 각기 다르다).

과거의 세계 최대어 기록같은 대물 세바고 연어는 왜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이에 관해 해답은 한마디로 잘라 말할 수 없지만, 필자는 피라미드호수 컷스롯의 경우와 비슷하게 메인주의 육봉형 연어 유전자와 뒤섞이면서 세바고 호수 토착 대서양연어의 두드러진 특징인 긴 수명과 엄청난 크기를 만드는 유전자가 희석된 것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한다.

육봉형 대서양연어는 메인주의 강 네 군데에 연결되어있는 몇몇 호수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하지만 이들 육봉형 대서양연어가 낚시대상어종으로 각광받으면서 치어방류사업을 통한 이식이 많이 이루어져 분포범위가 크게 넓어졌다(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랭글리호수에 육봉형 대서양연어가 방류된 것이 1875년의 일이다).
6~7파운드 정도 크기로 자라는 대서양연어의 서식지인 그랜드호수(Grand Lake)에 메인주 육봉형 대서양연어가 처음 방류된 게 1867년의 일이다.
세바고호수에서 대서양연어 수정란을 키워 방류하는 양식장이 생길 무렵 랭글리호수를 포함해서 다른 많은 호수에도 알을 옮겨와 부화시킨 뒤 방류하는 사업이 계속 진행되었다.
대규모 중앙양식장에서는 특정 지역에서 오랜 세월 진화해와 특유한 형질을 지니게 된 여러 연어 계열의 순수한 혈통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고, 여러 군데서 구해온 알을 한 통에 섞어넣은 채로 키워내다보니 여러 호수 출신의 어미로부터 태어난 치어들은 유전형질 역시 뒤섞이게 되었다.
이런 과정이 오래 지속되자 독특한 형질은 사라지거나 희석된 채로 모두 고만고만한 비슷한 형질의 메인주 연어만 남게 되었으며, 대물이 사라지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세바고호수 특유의 대물 연어가 고유한 유전형질을 계속 보존한채 존속하려면 그 원서식지에서 자연적인 산란과 번식이 이루어져야만 했다(이렇게 되려면 방류한 치어들은 번식을 하기 전에 모두 죽어없어져야만 한다). 1963~1974년 사이 기간동안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낚시꾼에게 낚인 연어의 4~28%는 자연산란으로 태어난 개체들이며, 72~96%는 양식장에서 태어난 개체들이었다. 이중 자연산란으로 태어난 연어들중 상당수도 그 전에 방류된 양식장 연어의 균일화된 유전형질을 지니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1916~1930년 기간중의 최대어 기록이 18파운드에서 8파운드로 급격히 줄어들게 된 현상은 세바고호수 토착의 대물 연어 유전자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기에 나타난 현상이다.


위에서 언급한 과거의 여러 사례를 살펴보면 확실히 현재의 물고기는 예전만큼 크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게 사실이다. 예전에는 컸던 물고기가 지금은 작아지게 된 이런 현상은, 예전에 사람들이 하나의 종은 계열이나 집단에 관계 없이 모두 다 균일하고 완전히 똑같은 유전형질을 지니고 있으며, 그런 유전형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데서 기인한다.
현재 우리는 같은 종에 속하는 생물이라 해도 각 집단별로 유전형질에 차이가 있으며, 그 차이가 교체불가능한 정도로 집단별로 고유한 특성을 나타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전의 목표는 생물다양성이 잘 유지되도록 보존하는데에 있다. 이것은 하나의 종에 속하는 여러 집단이 "집단별로 진화시킨 중요한 유전형질"(significant evolutionary units)을 보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어려운 것은 '중요한'(significant)이라는 말을 어떻게 정의하고 한정짓느냐 하는 문제이다.
낚시꾼이나 낚시터 관리인이라면 대상어종이 세바고 연어처럼 사라지지 않고 최대 크기에 이를 수 있도록 그 유전형질을 잘 보존하는 것을 '중요한'(significant) 사안으로 보면 될 것이다.

필자(Robert Behnke) 첨언
피라미드호수의 라혼탄 컷스롯은 선천적인 유전자와 후천적인 성장환경 사이의 상호영향에 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연구대상이다. 피라미드호 토착 라혼탄 컷스롯의 최대 크기와 나중에 방류된 동일 아종의 라혼탄 컷스롯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이러한 관계가 잘 드러난다.
동일한 종 내에서뿐 아니라 동일한 아종 내에서도 특정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특화된 유전형질은 아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어자원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러한 점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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